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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식 전략' 고수한 푸틴 굴욕…무기 4배, 병력 5배 잃었다 [그래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6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주둔하고 있는 모습을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했다. [EPA=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주둔하고 있는 모습을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했다. [E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이 4주째로 접어들면서 러시아군의 전력 손실이 불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 추가 병력을 투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개전 22일차…'1380vs362' 러軍 전력 손실 막심 

16일(현지시간) 민간 군사전문매체 오릭스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날까지 러시아군은 군사 장비·무기 1380대를 소실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탱크는 233대, 장갑·보병차 351대, 지대공 미사일 32대, 헬리콥터 32대 등이다.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4분의1 수준인 362대를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탱크 66대, 장갑·보병차 89대, 지대공 미사일 11대, 헬리콥터 1대 등이다. 오릭스는 개전 초기부터 소셜미디어(SNS) 등에 올라온 사진과 영상을 바탕으로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의 병력 손실 규모를 추적해 이 같은 수치를 보도한다.

러시아군 vs 우크라이나군 병력 피해 현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러시아군 vs 우크라이나군 병력 피해 현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러시아군의 병사 손실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익명 미 군사 정보 당국자를 인용해 러시아 군인 사망자를 약 7000명으로 추정했다. 이는 언론 보도와 공격받은 탱크 부대 영상, 위성사진 등을 종합해 보수적으로 추산한 수치라고 한다. 러시아가 주장하는 자국군 사망자 수 498명과 우크라이나가 추산하는 1만3500명의 중간치 수준이다. 7000명이면 아프가니스탄 전쟁 20년 동안 사망한 미군 수보다 더 많다고 NYT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에 따르면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군에선 13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여기에 러시아 부상병은 1만4000~2만1000명으로 추산된다. 우크라이나군에 붙잡힌 포로까지 합하면 병력 손실은 사망자 추정치의 3~4배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NYT는 "단일 부대에 사망·부상자 비율이 10%에 달하면 전투 관련 임무 수행이 불가능해진다"는 미 국방부 관계자 말을 인용하면서 러시아군의 전투 수행력이 후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서방 정보당국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군 17만명이 투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 2008년 조지아 침공 당시 러시아가 투입했던 병력(7만명)의 2.5배에 달한다. 당시 전사한 병력은 67명으로 이번 전쟁의 100분의 1수준이다.

숫자로 비교해보는 우크라이나전 vs 조지아전.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숫자로 비교해보는 우크라이나전 vs 조지아전.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러시아, 외국인 용병 중심 증원군 투입 '만지작'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으로 물적·인적 피해를 입은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에 2차 병력을 투입해 공격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외국인으로 구성된 용병 부대를 동원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국제전략연구소의 벤 배리 박사는 텔레그래프에 "러시아는 예기치 못한 고전을 겪으며 충분한 병력을 확보하려 할 것"이라면서 "외국인 전투병은 러시아 징집병보다 자국 내 논란이 적고, 실전 경험이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이들이 증원군으로 유력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텔레그래프는 러시아 민간군사기업(PMC) 와그너(Wagner) 그룹 소속 용병, 람잔 카디로프가 이끄는 체첸 민병대, 시리아인 전투원, 아르메니아 지역 병력, 러시아 태평양 함대 등을 러시아군의 지원군 후보로 제기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이 이번 전쟁에서 보병 중심의 군사 전략을 고수하고 있어 전투에서 고전한다고 분석했다. 배리 박사는 "지나치게 큰 규모의 전술군 대대와 비교해 보급품 조달 지원이 부족해서 병참 문제를 겪고 있을 것"이라며 "실제로 최전방에서 진군이 정체된 병력이 어느 정도인지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군사연구소의 성상덕 대경대 군사학과 교수도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군의 피해 규모는 현대전쟁 가운데 가장 크다"며 "현대전은 무기 기술의 발달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러시아군이 이번 전쟁을 현대식이 아닌 재래식 방식으로 치르고 있어 사상자가 너무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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